지난 해 11월 서울 성북동에 개관한 '우리옛돌박물관' 전경. [사진=우리옛돌박물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동자석·문인석·벅수 등 우리 옛돌을 감상하며 정월대보름 소원을 빌어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 해 11월 서울 성북동에 개관한 우리옛돌박물관(관장 천신일)은 40여 년간 국내외로 흩어져 있던 한국석조유물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곳이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동안 다양한 의미가 담긴 석조유물을 통해 옛 선조들의 수복강녕과 길상을 향한 염원을 느끼고, 개인의 소원을 기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전시는 환수유물관, 동자관, 벅수관, 자수관, 기획전시관 등으로 구성된 실내 전시관과 야외 전시관(돌의 정원)으로 구성된다.
환수유물관에서는 천 관장이 2001년 직접 환수한 석조 유물 70점 중 문인석 47점을 선보인다. 문인석은 능묘를 지키기 위해 세워진 조각인데,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다수가 밀반출되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문인석은 한국석조유물의 힘과 위엄, 우수한 조각기술 등을 보여준다.
우리옛돌박물관 로비에 있는 장군석들. [사진=우리옛돌박물관 제공]
동자관에서는 무덤 주인의 시중을 드는 역할을 했던 동자석의 다양한 형태를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에는 신의 메신저이기도 한 동자에게 소원을 비는 '소원적기 체험'도 마련되어 있다. 돌로 만들어진 장승을 뜻하는 벅수는 그 다양한 형태를 통해 마을 공동의 기원을 빌었던 사람들의 마음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한국 여인들의 염원과 정성을 담은 자수, 한국인의 심상과 예술정신을 나타내는 근현대미술 작품 등도 전시된다.
야외전시관은 다양한 주제(오감만족, 제주도 푸른 밤, 마음의 정화, 염화미소, 목욕재계, 승승장구의 길 등)로 구성되어 있다. 박물관 측은 이곳을 "돌조각 사이를 거닐며 개인의 수복강녕과 길상, 소원을 빌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하며 "휴식과 힐링, 명상을 위한 공간으로서도 손색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옛돌박물관은 지난 21일 '달빛 나들이' 행사를 실시했다. 이는 박물관 개관 이후 처음 시행한 야간 행사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박물관의 야간 전경과 박물관에서 바라보는 서울 야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기회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행사에서는 옛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우리 옛돌을 감상하며 소원을 비는 '달맞이', '소원지 써서 매달기', '귀밝이술 마시기' 등 다양한 정월대보름 행사와 민속놀이 등이 진행됐다.
천 관장은 "우리 선조들의 순수한 기원을 담은 돌조각 관람을 통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개인의 소원과 목표를 되돌아보고 치유 받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옛돌박물관은 아픈 역사로 인해 잃어버린 소중한 문화재를 되찾아 바르게 보존하기 위해 앞으로도 한국석조유물 환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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